[기고] 너무나 안쓰러운 이석기와 그 추종세력

탈퇴한 회원
2017-08-2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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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신 성분이 좋은 가정에서 태어난 필자가 고등학교를 졸업하고 북한군에 입대해 배치된 곳은 인민경비대였다. 당시 경비대는 국가보위부 소속으로 보위부가 운영하는 각 수용소의 경비병으로 배치됐다. 대부분은 제대 후 국가보위부 요원으로 차출되는 행운을 누렸기 때문에 북한에서는 가장 충성스러운 곳 이었다. 함북 경성 11호 수용소에서 신병교육을 받고 종성 13호 수용소를 거쳐 회령 22호 수용소에서 최종 근무하게 됐다.


상부에서는 신입병사들에게 “눈앞에 보이는 정치범들은 그 어떤 동정도 베풀어서는 안 될 ‘인민의 적’이라며 그들은 3대를 멸족해야 할 대상”이라는 교육했다. 사실 북한에서 사상교육만 받고 곧바로 수용소로 배치 받았기 때문에 나는 정치범은 인민의 적으로 동정을 베풀어서는 안 될 대상으로 생각했다. 그런데 수용소에서 만나게 된 정치범 가운데 3분의 1이 어린아이였고 힘 없는 여자와 노인도 섞여 있었다. 특히 어린아이를 마주할 때마다 도대체 무슨 죄를 지었길래 아이까지 저렇게 학대하고 죽여야 하나 고민이 많았다. 나뿐만 아니라 경비대원 상당수도 그들이 정상적인 사람이라면 똑같은 고민을 했을 것이다.


운명의 장난처럼 나는 완전무장 한 채로 회령수용소를 탈출했고 북한·중국·한국 정보기관이 나를 잡으려고 일대 소동까지 벌인 가운데 위험한 고비를 수차례 넘기고 대한민국에 귀순했다. 그래서 나는 정치범이 아닌 정치범을 지켰던 군인의 눈으로 본 회령수용소를 전 세계에 폭로했다. 현재까지 회령수용소에서 생존해 밖으로 나온 사람은 나 하나뿐이다. 생화학무기 실험을 위해 정치범을 실험대상으로 학살하는 비밀병동까지 목격했다. 북한 정권의 충성 강요는 사이비 교주 김씨 일가의 부귀영화를 위해 인민을 노예화하는 수단에 불과했다는 것도 알게 됐다.


검찰이 지난달 26일 이석기 통합진보당 의원 등을 내란음모 혐의로 기소했다. 이제 사건의 실체는 법원의 재판 절차를 통해 가려지게 됐다. 한때는 통진당의 골수분자처럼 북한의 핵심 분자였던 나는 이석기 발언녹취록을 보면서 이상한 ‘전율’ 같은 것이 느껴졌다. 내가 수용소에서 인민의 적을 어떻게 대해야 하는지 받았던 그 교육이 거의 유사한 형태로 ‘RO(혁명조직)’ 조직원에게 전달되고 있었다.

 

나는 이석기를 비롯해 그를 추종하는 세력에 묻고 싶다. 북한은 그들이 생각하는 사회주의, 공산주의를 추구하는 이상사회가 맞는지. 히틀러의 아우슈비츠와 유사한 수용소를 운영하면서 체제를 반대하는 민주화세력을 3대에 걸쳐 멸족하는 행위에 대해서 어떻게 생각하는지, 중국도 다 하는 개혁·개방을 북한이 왜 지금도 거부하고 있는지 말이다.


내가 간단하게 답한다면 북한은 사회주의를 추구하는 집단이 아니라 사이비 세습독재에 불과한 집단이며, 자신들의 체제를 유지하기 위해 수백만명의 아사도 가볍게 넘기며 개혁을 거부하는 민족 반역집단이다. 이런 집단에 대해 아직까지 미련을 못 버리는 이석기와 아직도 그를 추종하는 세력이 이젠 분노보다 너무 측은하고 불쌍해 보인다.

 

안명철 북한민주화운동본부 사무총장


2013-10-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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