햇볕정책 실패 규정한 '2010 통일백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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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7-08-2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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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최진욱 통일연구원 남북협력연구센터 소장

최근 발간된 '2010 통일백서'는 지난 정부 10년의 대북정책과 차별화된 진단과 처방을 제시했다. 어떤 정책이든 입안 시 기대했던 성과가 나오지 않으면 유연하게 재조정되어야 한다. 이번 백서의 의도도 남북관계 실태를 검토하고 향후 바람직한 대북정책 방향을 제시하기 위한 것으로 생각된다. 원래 '백서'란 것이 그런 것이기도 하다.

지난 정부는 10년간 남북관계의 장애요인을 북한이 아닌 우리 쪽에 있다고 진단했다. 북한 지도부는 개혁·개방 의지가 있으나 미국과 한국의 대북 적대시 정책이 이를 가로막고 있다고 보았다.

 

당시 핵심 당국자들은 미국이 남북관계가 잘 될 때마다 끼어들어 방해한다고 불만을 토로하며 불신감을 드러냈다. 한국의 보수언론, 보수정당, 그리고 국민들의 '냉전적 사고'를 남북관계 발전의 저해요인으로 지적하기도 했다.

이러한 진단을 바탕으로 나온 처방이 조건 없는 지원과 '경협'이다. 경제·사회 분야에서 교류와 협력의 양적 확대가 남북관계 발전의 지표로 간주됐다. 북한이 진정으로 화해와 협력에 응하고 근본적으로 변화할 것이라고 낙관했다.

그러나 기대했던 변화는 없었다. 그런데도 지난 정부는 지원과 협력을 합리화하고 지속하기 위해서 북한이 변했다고 홍보하는 데 힘을 썼다. 북한을 미화했다는 비판을 받게 되는 이유 중 하나다.

우리의 전례 없는 대규모 지원과 경협에도 불구하고 북한은 핵무기 개발, 장거리 미사일 시험발사, 연평해전, 대청해전, 천안함 공격 등 도발을 멈추지 않았다. 그렇다고 북한의 형편이 좋아진 것도 아니다. 식량문제는 여전히 해결되지 않고 화폐개혁 실패로 경제적 혼란은 가중되었다.

통일백서는 새로운 처방으로 '원칙 있는 남북관계'를 강조하고 있다. 원칙의 핵심은 북한의 '비핵화'와 '개방'이다. 특수성과 예외성에 바탕을 둔 과거의 잘못된 관행에서 벗어나 새로운 남북관계를 만들자는 것이다.

 

대규모 남북 경협은 북한의 비핵화와 개방 등 조건이 성숙되어야 비로소 가능하다는 것은 상식이다. 민간 기업의 참여와 국제협력을 이끌어내기 위한 최소한의 조건이기 때문이다.

과거의 경험을 통해 경협의 양적 확대가 능사가 아님이 드러났다면 새로운 방법을 모색하는 것은 당연하다. 현재의 경색 국면이 고통스럽다고 과거 방식으로 돌아가자는 주장도 있다.

 

그러나 이는 미봉책에 불과하고 조만간 한계에 부딪힐 것이 분명하다. 매수된 평화는 늘 불안정하고 우리의 안보와 대북정책의 성패를 북한의 선의(善意)에 맡기는 꼴이 될 것이다. 남북 간 화해와 협력도 북한의 미래도 보장되지 않는다.

지금의 진통은 남북관계의 패러다임 전환을 위한 산고(産苦)이다. 기존 패러다임에서는 우리가 원하는 모습으로 북한의 변화를 유도하기보다는 북한을 있는 그대로 보고 지원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통일보다는 분단을 관리하는 데 중점을 둔 것이다. 향후 남북관계는 확고한 원칙하에 과거의 관행에서 벗어나 명실상부하게 통일을 지향하는 관계로 바뀌어야 한다. 우리는 민주주의와 경제성장을 이루어낸 자부심을 바탕으로 그런 변화의 주도적 역할을 수행해야 한다.

북한은 문제의 본질을 직시해야 한다. 과거와 같은 시절이 다시 올 것으로 보고 변화를 거부할 것인가. 핵무기 개발과 천안함 공격 같은 도발을 하면서 다른 한편으로 지원과 경협을 얻는 것은 불가능하다.


2010-11-2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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