터무니없고 무식한 부르스 커밍스와 그 신자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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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7-08-2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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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규형 명지대 기록정보과학대학원 교수

 

이번에 북한의 야만적 포격을 받은 연평도 바로 옆 북서쪽에 백령도가, 백령도 건너편엔 옹진반도가 있다. 브루스 커밍스를 비롯한 ‘수정주의’ 학자들은 옹진반도 등에서 산발적으로 일어났던 분쟁이 자연스레 내전(內戰)으로 발전한 것이 6·25전쟁이라는 주장을 펴왔었다.

 그러나 비밀 해제된 구(舊) 소련 기밀문서는 이런 얘기가 대부분 허구임을 드러냈다. 원래 스탈린과 김일성은 옹진반도에서 남한군의 교전을 유인한 다음에 남침을 감행하는 방식으로 “전쟁 발발을 위장”하려 했다.

 

그러나 전쟁 직전 이 계획 대신 “모든 전선에서의 즉각적인 남침”을 결정하고 6·25를 결행했다. 그런데도 한국 사회에는 아직도 자연발생설이나 남침유도설을 맹신하는 사람들이 너무 많다.

 

고등학교 근·현대사 교과서(특히 금성출판사 판)조차 그런 서술을 했었다는 것은 일부 학계·교육계·출판계의 저급성(低級性)을 방증한다.

 얼마 전 차기 중국 최고지도자 시진핑 부주석이 중공군의 6·25 참전 60주년 기념식에서 “침략에 맞서 평화를 지킨 정의로운 전쟁”이라 언급한 것이 물의를 일으켰다.

 

이런 주장은 중국 측 참전자 치하를 겸한 ‘내부 격려용’ 발언이기에 별로 신경 쓸 일은 아니다. 단지 천젠·장수광·선즈화 같은 중국의 1급 학자들이 6·25에 대해 이미 잘 분석·설명했으니, 부주석께서 자국 학자들의 저작을 면밀히 읽으시고, 잘못 기술된 중국의 역사교과서를 이참에 바르게 개정할 것을 정중히 권유 드리고 싶다.

 그런데 “때리는 시어머니보다 옆에서 말리는(실은 부추기는) 시누이가 더 밉다”고, 이런 철 지난 논리에 동조하는 일부 한국인들의 행태가 한심할 따름이다. 한국뿐 아니라 외국에서 한국학을 가르치는 한국 학자들 중 상당수가 아직도 오류에서 못 벗어나는 것을 최근에 재확인할 기회가 있었다.

 

그들이 신격화하다시피 하는 커밍스는 1980년대와 90년대 초반 방대한 저작들을 통해 논쟁을 유발했고, 한국 학계의 주류가 되는 데 성공했다. 한국 현대사에 대한 논의를 심화시켰다는 그의 업적은 부정될 수 없다.

그러나 편견 때문에 결론을 먼저 설정하고 간접자료를 짜 맞췄으며, 터무니없는 주장을 근거 없이, 너무 많이, 그리고 무식할 정도로 용감하게 개진했다는 과오가 있다. 자연발생적 내전설을 강조하면서 김일성이 1950년 4월에 모스크바에 가지 않았을 것이란 황당한 주장까지 했었다. 그러나 이제 김일성의 당시 모스크바 방문 회담과 남침 논의는 회의록과 전문들에 자세히 나타나 있다. 커밍스의 논거들은 공산권 기밀문서들이 공개되면서 파산상태에 빠졌지만, 아직도 커밍스 자신은 물론, 아는 것이 그것밖에 없는, 아니면 그것 외에는 보지 않으려는 사람들은 사실을 인정하지 않는다.


 게으르거나 외국 자료 해독능력이 없는, 또는 진실을 직시하지 않으려는 사람들을 위해 몇 가지 사실을 명시하고 싶다. 비밀문서 공개 훨씬 이전에 이미 구 소련 최고지도자 흐루쇼프는 회고록을 통해 스탈린-마오-김일성에 의해 면밀히 계획되고 집행된 6·25전쟁의 진실에 대해 비교적 정확히 증언했었다. 그러나 이런 증거는 대체로 무시됐다. 그러다가 캐서린 웨더스비 박사(당시 플로리다주립대 교수)가 1993년 1월에 러시아 문서고에서 결정적 증거가 담긴 문서를 발견하면서 6·25전쟁의 전모가 실증적으로 드러나기 시작했다.


 놀랍게도 그 문서는 1966년 소련 외무성이 브레즈네프 등 소련 최고지도자들에게 보고하기 위해 6·25남침에 대한 자료를 요약·분석·설명한 문서였다. 소련의 “충분치 못한” 6·25전쟁 지원을 중국이 비판하는 것에 대해 조목조목 반박하려 준비한 자료였다. 그 문서 발견과 소개 이후 1948~50년 문서로의 역추적이 가능해졌다. 웨더스비와 우드로 윌슨 센터가 체계적인 비밀문서 정리를 진행해 왔다. 1994년 6월 옐친 당시 러시아 대통령도 크렘린궁에서 김영삼 대통령에게 러시아가 보유한 6·25 관련 문서 사본을 전달했다.


 웨더스비 박사는 역사적 진실을 밝힌 것만 해도 평가받아야 하고, 특히 대한민국은 감사한 마음을 가져야 한다. 그래야 올바른 사회다. 그러나 그녀의 업적이 아직도 수정주의의 망령에서 벗어나지 못한 한국 사회의 입맛에 맞지 않아서인지, 아쉽게도 제대로 된 대접을 받지 못하고 있다. 다행히 성신여대가 내년에 그녀를 전임(專任)교수로(고려대는 여름학기 초빙교수로) 초청한다는 반가운 소식이 들리니 만시지탄(晩時之歎)이란 생각이 든다./Joins


2010-12-1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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