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일성 체제 찬양하고 한국민 납치한 윤이상·이응로

탈퇴한 회원
2017-08-28
조회수 1124

▲ 강규형 명지대교수·현대사

봄은 음악을 즐기기 좋은 계절이다. 지난달에는 통영국제음악제(TIMF)가 열렸다.

TIMF는 통영 출신의 작곡가 윤이상을 기리기 위해 설립돼 몇 년간 성황리에 진행돼 왔다. 윤이상의 작품은 현대음악답게 난해해서 일반인들이 쉽게 즐기기 어렵지만, 그는 분명 뛰어난 작곡가였다.

그는 '동백림(동베를린) 사건' 때 무기징역을 선고받았다. 북한관련 실정법을 위반했던 것은 사실이지만, 죄에 비해 형량이 너무 가혹했고, 수사과정도 강압적이었다.

어찌 보면 그도 거칠었던 시대에 화상(火傷)을 입은 사람이었다. 그런 그를 기리는 음악제가 성대히 열린다는 것은 우리 사회가 그만큼 열린 사회라는 증거이다. 그러나 그를 "숭고한 민족사랑"을 가진 위대한 "애국자"로 칭송하는 예찬 열기는 도가 지나치다.

동백림 사건 이후 윤이상 부부의 행적은 문제투성이였다. 북한을 자주 오가며 한 김일성과 주체사상 찬양 기록은 양(量)적으로 너무 많고 질(質)적으로는 심각하다.

김일성을 "우리 역사상 최대의 영도자인 주석님"이라고 쓴 편지는 압권이다. 더구나 독일 유학생으로 경제학 박사학위를 마친 오길남씨를 교수를 시켜주겠다며 가족과 함께 입북(入北)하도록 권유한 것은 심각한 경우였다.

오 박사는 약속과 달리 북한에 가서 대남 공작원으로 이용됐고, 북한체제의 실상을 알고 나선 탈출했다.

 윤이상은 오씨의 북한 복귀를 강요하며 안 돌아갈 경우 "은혜를 베풀어준 주석을 배반"했기에 "가족을 가만두지 않겠다" "가족은 죽는 줄 아시오"라는 무시무시한 협박을 했다 한다.

실제로 오씨 가족은 현재 북한의 강제수용소에서 비참하게 살고 있다. 작곡가 윤이상과 인간 윤이상을 분리 평가해야 하는 이유이며, 그가 절대로 애국자가 될 수 없는 근거이다.

역시 동백림 사건 연루자였던 이응로 화백 부부도 마찬가지다. 한국의 대표적 피아니스트 백건우와 당대의 은막(銀幕) 스타 윤정희 부부는 묘하게도 1972년 뮌헨에서 윤이상의 오페라 '심청' 초연(初演)을 보러 와서 처음 만나 사랑에 빠졌다. 결혼 주례는 고(故) 이응로였다.

그런데 1977년 여름 백건우 부부는 유고슬라비아의 자그레브에서 북한에 납치될 뻔했다. (나중에 유령인물로 밝혀진) 한 스위스 부호가 백씨의 스폰서가 되고 싶으니 만나자는 거짓말로 이들을 유인한 사람은 놀랍게도 이응로의 후처(後妻)였다고 한다.

그녀는 한 인터뷰에서 "그 사건과 나는 관련이 없다"고 부인했다. 그러나 그대로 믿기 어렵다. 가까스로 탈출에 성공한 백·윤 부부는 미국 영사관에 몸을 의탁해 극적으로 생환했다. 백씨 부부가 북한에 납치돼 당했을 일들을 생각하면 오싹해진다.

몇 년 전 유고 공산당 문서가 비밀해제되면서 이 사건 당시 유고 주재 북한 대사가 북한이 치밀하게 계획한 소행임을 인정했던 것으로 드러났다. 명백한 증거가 나온 것이다.

또한 여러 정황을 보면 이 화백은 아닐지라도, 그의 처는 납치 기도에 직접적으로 연루됐다고 의심할 수밖에 없다. 이씨 부부는 사건 조사를 거부하고 잠적했으며, 결국 한국 국적을 버렸다.

그런데 그녀는 어느 순간부터 한국을 자유로이 드나들며, 김대중 정부 시절엔 청와대에도 초청되는 귀빈 대접을 받았다.

백건우 부부는 이에 놀라 납치 미수사건의 조사를 정식으로 요청했으나, 국가정보원은 철저히 수사하지 않고 어물쩍 넘어가 버렸다. 당시 국정원장은 "내 임기가 끝나 제대로 수사를 못했다"라는 어이없는 변명만 남겼다.

 자국민의 납치사건도 제대로 수사 안하고, 이 사건에서 결백할 수 없는 사람을 오히려 귀빈 대접한 나라가 제대로 된 나라인가. 하루빨리 재조사가 이뤄져야 하며, 누가 조사를 방해했는지, 그리고 진상은 무엇이었는지 밝혀야 한다.

어차피 공소(公訴) 시효는 지났다. 진실을 역사에 남기자는 것이다. '죄지은 사람'이 있다면 죄를 인정하고 용서를 구해야 한다.

작품이 아니라 일부 예술인과 그 주변인들 자체에 대한 세간(世間)의 찬양 분위기는 무분별하고 진실과 다른 방향이다. 재고(再考)돼야 한다./조선일보


2010-04-22

1 0

북한전략센터 소개


북한전략센터는 북한주민의 자유와 인권을 되찾고, 북한 내에 민주주의를 확산시키는 것을 최고의 목표로 삼고 있습니다. 이를 실현하기 위해 북한전략센터는 전문가들과 함께 통일 전략을 연구하고, 미래 통일 한국을 준비하는 인재 양성활동, 북한 내부의 민주화 의식 확산사업과 북한 인권상황을 알리는 교육을 진행하고 있습니다.

인스타그램