진보좌파의 시험대, '북한 3대 세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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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7-08-2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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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름 : nksc

2010-10-15 09:35:13  |  조회 1301



/이선민 조선일보 문화부장

 

9월 말 갑작스럽게 나온 북한의 3대 세습 발표는 남한의 진보좌파 지식인들에게도 커다란 당혹감을 안겨줬다.

 

그동안에도 북한관(觀)을 둘러싸고 상당한 견해 차이를 보였고, 지난 2008년 민주노동당진보신당이 이 때문에 갈라지는 진통을 지켜봐야 했던 이들은 이번에 이전의 어느 때보다 심각한 국면에 봉착했다.

 

 왕조국가를 제외하고는 세계에 유례가 없는 북한 3대 세습을 어떻게 볼 것이냐는 질문을 피해가기 어렵게 됐기 때문이다.

이 질문에 가장 먼저 목소리를 낸 진보좌파 지식인은 손호철 서강대 교수였다. 손 교수는 김정은이 김정일의 후계자로 공식화된 직후인 9월 30일 '남한 진보여, 북한의 3대 세습을 비판하라'는 칼럼에서 "낯부끄러운 3대 세습에 대한 국민의 비판적 시선이 진보진영에까지 확산되는 것을 막으려면 북한 정권의 반(反)역사적 행태에 대해 확실하게 비판적 입장을 표명해야 한다"고 촉구했다.

 

이어 민주노동당이 "북한의 문제는 북한이 결정할 문제라고 보는 게 남북관계를 위해 바람직하다" "(북한의 3대 세습에 대해) 말하지 않는 것이 우리의 판단이며 선택"이라고 밝힌 것을 놓고 진보좌파 지식인들 사이에서 비판과 옹호의 갑론을박(甲論乙駁)이 벌어졌다.

지금까지 입장을 밝힌 진보좌파 지식인만 놓고 보면 북한의 3대 세습에 대한 비판이 우세한 것으로 보인다. "3대 세습은 북한에서는 당연하게 받아들여질 수도 있다" "북한의 내정에 간섭하지 말아야 한다"는 주장은 "북한 사람에 대한 모독이다" "미국 등 다른 나라는 비판하면서 왜 북한은 안 된다는 거냐"는 거센 반론에 부딪혔다.

 

김정일·김정은 권력세습을 싱가포르의 리콴유·리셴룽 부자(父子) 권력승계에 견줘 "우리 국민이 '선택'한 권력자 중 그들 부자만한 식견과 책임감을 가진 사람이 몇이나 됐는가? 권력세습 자체가 그렇게 끔찍한 일은 아니다"는 기상천외(奇想天外)한 주장은 '유치원 수준의 논리'라는 조소를 받았다. 북한을 편드는 입장은 옹색하기 짝이 없다.

하지만 진보좌파 진영에 영향력을 가진 대표적인 지식인들은 아직 북한 3대 세습에 대한 입장 표명을 유보하고 있다.

 

특히 김대중·노무현 정부 때 햇볕정책을 뒷받침하며 남북교류를 주도했던 거물급 인사들과 남·북 문제 전문가들은 입을 굳게 다물고 있다. 이들이 앞으로 이 문제에 대해 어떤 논리로 어떤 주장을 펴고 나오는지는 그들이 '정상적인 사고를 하는 진보좌파'인지 아닌지를 밝혀줄 것이다.

'북한 3대 세습' 비판은 거기서 그칠 수 없다. 역사를 거꾸로 돌리는 북한을 어떻게 올바른 자리에 갖다 놓을지에 대한 고민으로 이어지게 마련이다. 그런 점에서 진보좌파 지식인들이 이번 사태를 계기로 새로운 대북정책을 고민하기 시작한 것은 자연스러운 일이다.

 

손호철 교수는 북한 민중 스스로가 민주적 역량을 육성하고 힘을 가질 수 있도록 도와주는 '진보적인 북한민주화운동'을 제창했다. 진보좌파 신문의 한 중견 언론인은 '북한 주민의 마음을 얻을 수 있는 햇볕정책'을 주장했다.

 

북한 정권과의 협력에만 매달렸던 과거와 같은 햇볕정책으로는 이제 더 이상 북한의 개혁개방도, 민주화도 기대하기 어렵다는 자각이 터져 나오고 있는 것이다. 그런 고민의 결과로 북한의 진정한 변화를 지향하는 진보좌파 나름의 대북정책이 만들어질 때 우리 사회에도 '지속가능한 진보좌파'가 자리 잡을 수 있을 것이다./Nkchosun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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