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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북한읽기] 유엔 제재, 이번엔 김정은에게 진짜 위기다

탈퇴한 회원
2017-11-07
조회수 11533



입력 : 2017.10.30 03:12



김씨 일족 떠받친 '궁정 경제'와 핵·미사일 집중한 '군수 경제'로
민생 방치, 北 경제 파탄 지경… 유엔 제재로 '돈주'까지 자금난
주민 생활 고통받고 어려워지면 김정은, 파국의 결과 맞을 것


강철환 북한전략센터 대표
강철환 북한전략센터 대표


과거 김정일은 아무리 유엔 제재 같은 것들이 있어도 우리는 끄떡없다고 말했다. 얼마든지 피해갈 수 있는 길이 있다고 생각했다. 그런 연장 선상에서 김정은도 과거처럼 유엔과 그 주변국들이 아무리 북한을 압박해도 얼마든지 견딜 수 있다고 생각했을 수도 있다. 하지만 최근 김정은 정권의 연이은 핵실험과 미사일 도발로 발생한 강력한 유엔 제재는 과거와 다르고 북한 내부에 미치는 영향도 심각한 것으로 보인다.

장성택 노동당 행정부장은 '군수 경제'와 김씨 일족의 사(私)적 경제인 '궁정 경제'에 집중된 기형적인 북한 경제를 바로잡고자 노력하다가 비참한 최후를 마쳤다. 장성택 처형 이후 39호실의 경제 파워는 더 강해졌다. 여기에 모든 국가 에너지를 핵과 미사일에 집중시킨 김정은의 지시로 군수 경제에도 막대한 자금이 소요돼 민생 경제의 시장 의존도는 더 높아졌고 거기에 방치됐다. 사치성 건축물 공사까지 맞물려 국가 경제는 더 망가졌다. 중국이 사실상 핵심적인 역할을 한 유엔 제재는 김정은의 궁정 경제와 군수 경제를 완전히 붕괴시키고 있다. 39호실의 핵심 자금줄인 금괴, 금 정광, 연, 아연 수출이 전면 금지됐고 석탄 수출도 완전히 끊겼다. 적어도 30억달러 규모의 수출 길이 끊겼기 때문에 통치 자금 70% 정도가 줄어들었다고 볼 수 있다. 중국은 여기에 북한의 의류 섬유 수출까지 막았다. 막대한 외화벌이 품목이었던 비단 수출마저 중단됐다.


북한 조선중앙TV가 29일 방영한 김정은 북한 노동당 위원장의 평양화장품 공장 시찰 장면에서 김 위원장과 부인 리설주가 이 공장에서 생산한 화장품을 살펴보고 있다. /연합뉴스


금과 연, 아연은 39호실에서 철저하게 통제하기 때문에 통치 자금하고만 직접적으로 연결되지만 약 10억~14억달러로 추산되는 석탄 수출은 많은 사람의 이해관계가 얽혀 있다. 공화국 '사기꾼'들과 '돈주'들이 모두 석탄 사업에 투자할 만큼 그 규모가 컸다고 한다. 평안남북도 일대는 석탄을 실어 나르기 위한 대형 덤프트럭만 5000대가 될 만큼 석탄 산업이 호황을 누렸다. 평양의 고급 식당과 상점들은 석탄 수입에서 새는 외화로 흥청거렸다. 하지만 석탄 수출 중단으로 평양의 고급 식당과 상점들이 거의 폐점하다시피 했고 대형 시장들의 구매력도 절반 이하로 떨어졌다고 한다. 석탄에 투자한 많은 돈주가 자금을 잃고 추운 벌판에 나앉아 아비규환 상태로 보인다. 39호실 핵심 자금이 다 끊겨 그 산하 회사들도 말 그대로 '올 스톱'인데 그 누구도 해결책을 내놓지 못하고 있다.

반면 밑바닥 시장경제는 당장 유엔 제재의 영향을 크게 받지 않는 것으로 보인다. 서민의 절대적 필수품인 식량 가격이 안정을 보이고 있다. 수출이 중단된 석탄이 내수로 풀리면서 서민용 에너지 가격도 3분의 1로 떨어져 인민은 오히려 환호하고 있다. 유엔 제재를 계속하면 좋겠다는 반응이 여기저기서 나오고 있다. 식량 가격이 안정적인 것은 시장에 의존한 농민들이 국가 수탈 정책에 맞서 죽기 살기로 식량을 비축한 결과로 보인다.

하지만 장기적으로 유엔 제재가 지속될 경우 그 여파가 인민의 삶에도 영향을 줄 수밖에 없다. 시장 규모가 축소되고 돈주들의 자금이 말라버리면 시중에도 그만큼 돈이 풀리지 않으니 시장에 기대어 먹고살아 온 인민의 삶도 어려워진다. 가장 큰 문제는 이러한 위기의 책임이 김정은 본인이라는 사실이 명확해지고 있다는 것이다. 과거 김정일은 모든 책임을 부하에게 전가하거나 외부에 돌렸지만 지금은 그럴 상황이 아니다. 김정은 자신이 모든 결정은 자신이 했다고 세상에 자랑했기 때문이다. 북한 사람들은 핵과 미사일을 원한 적도 없고 외부 세력과 싸워서 고생하길 원하지도 않는다. 북한이 당면한 총체적 위기는 김정은 주변 세력부터 밑바닥에 이르기까지 북한 체제를 송두리째 흔들고 있다. 만성적 위기와 이번 위기는 다른 것이어서 앞으로 김정은 자신의 결정과 행동이 달라지지 않으면 파국적 결과를 맞을 것으로 보인다.

출처 : http://news.chosun.com/site/data/html_dir/2017/10/29/2017102902220.html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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