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객원기자 칼럼] 김정은이 직면한 3대 위기 / 강철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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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7-08-2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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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70년간 사회주의 간판을 달고 봉건적 3대 세습을 이어온 김씨 왕조가 최대 위기에 직면해 있다. 김씨 지도자의 신임하에 자본주의 국가에서 일해온 핵심 외교관 망명이 줄을 잇고 있기 때문이다. 과거에도 망명은 꽤 있었지만 최근의 핵심 간부층 이탈은 북한 내부에서 심각한 균열이 시작되고 있다는 증거다.

김정은 정권은 전에 없던 3대 위기에 직면해 있다. 이 중 김정은 자신의 리더십 위기가 가장 크다. 김정은의 행태는 거의 광인(狂人) 수준에 이르고 있다. 난데없는 고사총 처형에 핵심 간부 70여 명이 시신도 건지지 못하고 저세상으로 갔다. 과거 김일성과 김정일은 중요한 정책에 대해선 반드시 참모와 전문가들 의견을 종합해 결정했고 부하 관리도 철저했다. 군주국가의 왕에겐 멀리 있는 백성보다 가까이 있는 측근 관리가 중요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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북한은 8월25일 김정은 노동당 위원장이 참관한 SLBM 시험발사 장면이 담긴 사진을 공개했다. 사진은 발사를 지켜보는 '감시소' 내부의 모습으로 김정은이 리병철·김정식 등 간부들과 함께 손에 담배(붉은 원)를 들고 있다. /연합뉴스

김정일도 철저한 측근 관리를 통해 권력을 유지했다. 인민은 툭하면 공개 처형해도 간부의 공개 처형은 극히 드물었다. 그러나 김정은에 이르러 상황이 바뀌었다. 장성택이 살아 있을 때에는 그나마 김정은의 잘못을 바로잡아주었지만 그가 처형된 후론 누구도 김정은에게 제동을 걸지 않는다.

김정일은 1994년 핵실험 준비를 끝냈지만 12년이 지난 2006년에 이르러서야 첫 핵실험을 했다. 대내외 환경을 모두 고려한 판단이었다. 반면 2016년 1월 4차 핵실험은 북한 내 누구나 위험성을 알고 있었지만 김정은 한 사람의 결정에 의해 저질러졌고 전 세계가 북한을 압박하는 결과로 이어졌다.

김원홍. /연합뉴스

두 번째 위기는 보위부 중심으로의 권력 구조 변화에서 온다. 김정일은 노동당 조직지도부를 중심으로 권력을 장악하고 하부 조직을 관리했다. 그러나 조직지도부는 장성택 처형에 반대한 이후 위상이 흔들리고 있다. 당 조직비서 대회를 열어 권력의 핵심인 조직비서들이 자아비판을 하는 희대의 사건이 벌어지기도 했다. 장성택 처형을 집행한 국가보위부가 조직지도부 간부들을 처형하는 월권행위를 저지르면서 국가보위부 부장인 '김원홍 세상'이라는 말까지 나돈다. 2014년엔 당 조직부 간부 부부장을 포함한 노동당 간부 11명이 처형됐다. 보위부를 중심으로 부정부패의 먹이사슬이 생기고 상대방 세력을 모함해 절멸시키는 권력투쟁이 일상화되는 조짐마저 보인다.

세 번째 위기는 북한 체제가 더는 생존할 수 없을 정도로 경제 여건이 고갈되고 있다는 것이다. 김일성 시대의 내각 중심 경제체제가 김정일 시대에 와서는 39호실 경제와 군수경제가 북한의 노른자위를 독차지하는 기형적 구조로 바뀌었다. 궁정경제로 불리는 39호실은 김씨 왕조의 사치와 권력 관리를 위한 비자금을 만들어내며 북한 정권의 개인 소유화에 일조했다. 그래도 최소 20억달러만 벌어들이면 시장을 확대하지 않고도 측근을 관리하고 자신의 사치를 유지하면서 얼마든지 살 수 있었다.

하지만 김정은의 핵실험과 미사일 발사로 중국까지 유엔 제재에 동참하기에 이르렀고 결국 39호실 경제의 핵심인 금, 아연, 석탄 수출이 중단돼 궁정경제가 사실상 마비되고 있다. 여기에 사치성 건물 축조까지 겹치면서 엘리트들은 본국의 자금 압박에 견디다 못해 탈북 길에 오르고 있다.

김정은 체제하에서 총체적 위기를 극복할 수 있는 길은 그 어디에도 보이지 않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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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처] 본 기사는 조선닷컴에서 작성된 기사 입니다

2016-09-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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