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언론보도] 사회 불안하고 미래 불투명 ‘점’ 보는 곳 창궐 (국방일보)

탈퇴한 회원
2017-08-2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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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름 : NKSC

2013-07-31 15:16:09  |  조회 1036



 

                                 탈북 언론인 강철환 씨가 본 남과 북-북한의 무속신앙

 

 

<최 고위층까지 확산 이젠 정권의 말보다 점쟁이의 말 더 믿어 北 사회 근본이 흔들  >

 

 

     북한에 종교의 자유가 없다는 것은 이미 잘 알려진 사실. 북한은 김일성 정권 초기부터 ‘종교는 마약’이라고 규정하고 종교, 그중에서도 특히 기독교를 철저히 탄압했다. 수령 상 숭배를 거부한 기독교인은 처형하거나 수용소에 보내면서 종교를 말살했다.

 하지만 사회가 혼란스럽고 생활이 어려울수록 인간의 마음은 의지할 곳을 찾기 마련. 기존 종교가 제 역할을 못하는 틈새를 ‘점’(占) 같은 무속신앙이 파고들면서 현재 북한에서 점을 보는 풍습은 ‘성행’을 넘어 ‘창궐’이라고 표현해도 될 정도로 일상화됐다.

 ‘점’은 북한 사회주의 체제가 공고했던 1980년대 중반까지만 해도 거의 사라진 것처럼 보였다. 하지만 90년대 중반 들어 식량 배급이 중단되면서 많은 사람이 굶어 죽는 등 나라가 혼란에 빠지자 불투명한 미래에 대한 불안감을 덜기 위해 점집을 찾는 사람이 폭발적으로 증가했다.

 흥미로운 것은 아무리 사회주의 사회라도 점쟁이의 세계에서는 철저히 능력주의가 적용된다는 것이다. 용한 점쟁이는 늘 손님이 밀려 먼저 점을 보려면 뇌물을 줘야 할 정도다.

 복채도 천차만별이다. 일반적으로 복채는 북한 돈 10원 정도다. 평균 월급 100원의 10%에 해당하는 돈이니 적잖은 금액인데 이

정도면 웬만큼 괜찮은 점쟁이에게서 점을 볼 수 있다. 하지만 용하기로 유명한 점쟁이를 만나려면 양복 한 벌 정도 만들 수 있는 천을 줘야 한다. 북한 돈으로 400원 정도인데 넉 달치 월급이니 얼마나 비싼 복채인지 짐작할 수 있을 것이다. 이처럼 어마어마한 복채 때문에 유명한 점쟁이는 대부분 고위 간부들이 독점하다시피 한다.

 나 역시 북한에 있을 때 점을 본 적이 있다. 당시 내 신변에 큰 위험이 생겼기 때문이다. 평남 덕천군에 용한 점쟁이가 있다는 소식을 듣고 출장길에 그 집을 찾았다. 점집에 도착하니 사람이 너무 많았다. 집사 같은 분이 ‘오늘 순서는 다 찼으니 내일 다시 오라’기에 양복 천을 선물로 주고 겨우 점을 볼 수 있었다.

 점쟁이는 할머니였는데 내 얼굴을 보더니 ‘북쪽으로 향하면 아주 큰 길이 열린다’면서 몇 가지 좋은 말을 덧붙였다. 반면 함께 간 일행에게는 굉장히 부정적인 얘기를 많이 했다. 당시 탈북은 꿈도 꾸지 않았지만 지금 생각해 보면 북쪽으로 향하는 길이란 두만강을 건너 탈북하는 것이 아니었나 싶다. 훗날 탈북을 결심할 때 그 점괘가 중요한 역할을 했음은 물론이다. 또 당시 함께했던 일행은 탈북과정에서 붙잡혀 결국 보위부 감옥에서 사망하고 말았다. 우연이라고 하기엔 너무 맞아떨어지는 부분이 많아 아직도 묘한 느낌을 갖고 있다.

 아이러니한 것은 이런 불안이 주민들만의 문제가 아니라는 것이다. 김정일 역시 반정부 세력이 창궐하다 보니 신변에 불안을 느껴 유명한 점쟁이나 여자 무당을 대동하고 다녔다는 소문이 파다했다. 이들 점쟁이가 일진이 안 좋다면 그날 일정을 취소하는 식이다. 심지어 2004년 발생한 북한 용천역 폭발사건 당시에도 김정일이 점쟁이 덕분에 폭발 시간을 피해 살았다는 소문이 돌 정도였다.

 최고 권력자가 이런 상황이니 고위층은 두말할 것도 없다. 점을 보는 것은 물론 굿을 하거나 무당춤을 추게 하는 경우까지 생긴다. 몰래 점을 보는 것과 달리 공개적으로 무당춤을 추는 것은 사회주의 체제를 부정하는 일로 차원이 다른 문제지만 이마저 처벌되지 않을 정도로 북한 사회의 기강이 무너져 내리고 있다.

 무속신앙의 창궐은 좀 더 넓게 생각하면 북한사회가 근본부터 흔들리고 있다는 것을 의미한다. 과거에는 ‘수령만 믿으면 된다’는 인식이 강했는데 수령만 믿다 수많은 사람이 굶어죽는 것을 본 후 ‘수령만 믿다가는 굶어 죽는다’는 인식이 팽배해졌기 때문이다. 이로 인해 북한 주민들은 정권의 말보다 점쟁이의 말을 더 믿게 되고 골방에서 오가는 정보들이 신뢰를 얻으면서 주민 소요의 불을 댕길 수 있는 에너지로 차곡차곡 쌓여가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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